10월26일 선관위로부터 검찰 고발 및 수사의뢰를 당한 비보이 공연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유형의 황당한 불법 선거운동이었기 때문이다.
10.28 경기도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뽑힌 새누리당 국은주 당선자(의정부시 제3선거구)는 선거 전인 10월19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나하고는 전혀 무관하다. 내 선거지역도 아닌데 비보이를 불러 공연할 이유가 없다. 비보이들하고는 인사도 안했다”며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했다.
비보이 그룹 20여명은 선거운동 개시일인 10월15일 의정부 회룡역에서 새누리당 합동 출정식이 끝나자마자 미리 준비한 음향시설과 조명을 배경 삼아 15분 가량 현란한 춤을 추며 “활기찬 의정부” “깨끗한 의정부” “기호 1번” “기호 1번 정진선” “기호 1번 국은주” “기호 1번 파이팅” 등을 강한 비트에 섞어 랩과 함께 반복적으로 외쳐댔다.
①국은주와 비보이는 전혀 무관한가?
본지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전혀 무관하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비보이 그룹이 국은주를 돕기 위해 왔다가 선거법을 몰라 실수한 것 같다”는 새누리당의 해명이 있다. “국은주가 선거유세 차량에 사용할 앰프를 구하지 못해 알고 지내던 비보이 그룹에게 돈을 주고 앰프를 급히 빌렸다고 주장한다”는 선관위의 전언도 있다.
②앰프를 구할 수 없었다?
전국 동시지방선거도 아니고, 전국에서 고작 24곳의 재·보궐선거가 실시됐을 뿐인데 앰프를 구할 수 없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검찰이 곧이곧대로 믿어줄까? 왜 하필 비보이 그룹에게 앰프를 빌렸을까? 비보이 그룹에게 돈을 주고 앰프를 빌린 것은 불법 선거운동성 공연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까?
③비보이는 먼 의정부까지 왜 왔나?
부천(?)에 근거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비보이 그룹은 왜 하필이면 새누리당의 합동 출정식이 있던 날 의정부에 왔을까? 그것도 합동 출정식이 종료되기 전 고성능 음향시설과 조명을 설치한 비보이 그룹은 출정식이 끝나자마자 공연을 했다. 공연은 왜 했고, 공연 내내 무슨 생각으로 “기호 1번 파이팅” 등을 반복했을까? “국은주에게 빌려준 앰프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보러 왔다더라”는 해명도 있지만, 앰프를 다룰 줄 아는 1~2명이면 충분할텐데 왜 20여명이나 집단적으로 출동해 춤을 췄을까?
④회룡역은 본인 선거지역이 아니다?
회룡역은 과거부터 호원동 뿐만 아니라 신곡·장암동 주민들이 서울 출·퇴근용으로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특히 의정부경전철 개통 이후 전철 1호선과 만나는 환승역이어서 더 많아졌다. 의정부시민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의정부시 제3선거구는 신곡1~2동, 장암동이다.
⑤검찰과 국은주·비보이, 진실게임 승자는?
선관위는 국은주 당선자와 비보이 그룹이 공모한 점을 잡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이 단장으로부터 “국은주를 도와주려 했을 뿐”이라는 해명만 받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권이 없는 선관위의 한계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검찰에서도 통할까? 검찰과 국은주·비보이의 진실게임이 재·보궐선거 이후 의정부지역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