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을 맞아 정치권이 소란스럽다. 총선에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고, 남의 나라 일로 치부하는 시민들도 꽤 있다. 입법과 국정감사, 국가예산을 다루는 사람들을 뽑는 일이어서 대선만큼이나 중요하지만, 늘 관심은 떨어진다. 투표율이 이를 증명한다.
그런데 시민들보다 더 뜨겁고 부산스럽게 돌아가는 곳이 있다. 한나라당이다. 호떡집에 불이 난 것마냥 바쁘다. 공천을 받기 위해서다.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 여당 프리미엄도 있겠다, 지지율 상종가인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식은 죽 먹기처럼 쉬워 보이기 때문이다.
돌아가는 사정이 정신 없다보니, 대선 때 본인이 ‘이명박 당선을 위해 이러이러한 역할을 했다’는 논공행상도 각양각색이다. 박근혜 라인이니 이명박 라인이니 하는 뒷배경 자랑도 백인백색이다. 우리지역에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려는 기존 정치인들과 정치지망생들로 북적거린다. 한나라당에서 무슨 경력을 쌓았네, 이미 공천을 보장 받았네 등등의 설익은 자랑이 나돈다. 선거 때만 나타나는 철새 정치인들도 뒤섞여 있다.
정말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은 보증수표라는 기세다. 과거 어느 정당의 인기보다 거센 바람이다. 블랙홀처럼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정당은 미약하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지리멸렬이고, 민주노동당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충청권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다지는 자유신당은 아직 시험준비중이다. 창조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마다 늘상 있어왔던 ‘안정 대 견제’라는 대결구도는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한나라당이 불난 호떡집이다.
한나라당은 정글의 법칙, 제로섬 게임이 시작됐다. 언제부터 정치지망생들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동의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명박 정권의 탄생으로 우리 사회도 무한경쟁의 약육강식이 작동할 수 밖에 없다. 대입자율화와 친재벌 정책 둘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흑묘든 백묘든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게 한나라당이었다. 그 경제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지는 뻔하다.
벌써부터 서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맹목적인 반노무현 정서가 빚어낸 사태다. 총선까지는 석달도 남지 않았다. 정말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될까. 그렇게 쉬운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