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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에 대한 예우를 통해 본 호국영웅 선양
경기북부보훈지청 선양담당 오제호
  2016-04-27 10:34:18 입력

오는 4월28일은 대한민국의 15번째 정부기념일인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이다.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국가 차원으로 기념되는 47개의 정부기념일 중 한 개인이 기념 대상인 경우는 4월28일이 유일하다. 또한 이순신은 대한민국 역사 인물을 통틀어 유일하게 ‘성웅’이라는 호칭이 붙는 인물이다. 서거 418년이 지난 지금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 인물이자 영웅으로 일컬어지는 것은 이순신의 빛나는 훈적에 비추어 당연한 일이지만, 이순신의 수훈(殊勳)과 그 과정에서 발현된 정신을 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 또한 이순신에 대한 현재의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아래에서는 공적인 선양에 의해 이순신이 국민적 영웅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충무공 이순신은 1598년 11월19일 노량해전에서 전사했다. 종2품 삼도수군통제사였던 이순신은 전사 직후 정1품 우의정에 추증되었는데, 오늘날 전사 등에 의한 특진이 1계급인 점을 감안하면 당시의 3계급 특진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이어서 이순신은 1604년 선무공신 1등 녹훈, 덕흥부원군(왕의 장인 혹은 1등 공신에 대한 봉작) 추봉, 우의정(1793년 영의정) 가증(加贈)이 뒤따랐는데, 1등공신이 3명(2등공신 5명)에 불과했던 점에서도 이순신의 훈공에 대한 당대의 예우 의지를 엿볼 수 있다. 1등 녹훈에 따른 보상(병졸 10명, 노비 13명, 마부 7명, 전지 1백 50결, 은자 10냥, 말 1필)으로 유족에 대한 예우도 이루어졌음은 물론이다.

이순신에 대한 조선왕조의 예우는 선조(宣祖) 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1643년에는 충무(忠武)라는 시호가 내려져 충무공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선조 대에 건립된 충민사(忠愍祠) 충렬사(忠烈祠)에 이어 1706년에는 현충사(顯忠祠)에 배향되었다. 또한 1659년 남해에 세워진 이순신비와 1688년 명량대첩비를 비롯해 이순신의 격전지 일대에는 장군을 기리고 추모하는 시설물이 건립되었다. 왕조 차원의 교화정책의 장으로 활용된 사우(祠宇)를 비롯해 수많은 추모시설의 건립은 이순신에 대한 예우가 국가적 선양 차원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조선왕조는 1795년 교서관(校書館)을 통해 이순신의 유고전집 격인 ‘이순신전서’를 간행했다. 전서에는 이순신의 세보(世譜)와 연표, 장계와 자작시 및 난중일기, 이순신 관련 비문·제문·기문·송명(頌銘)이 총망라되는 등 전서는 정사(正史)의 열전에 준하는 체례를 갖추었다.

사마천은 “바른 것을 북돋우고, 재능이 뛰어나며, 자신에 주어진 때를 잃지 않고, 천하에 공명을 세우는 사람들을 위해 열전을 짓는다.”고 하였는데, 이는 이순신이 왕조 차원에서 공신을 넘어 영웅의 반열로 인정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이순신에 대한 인식은 수많은 이순신 관련 문예물로 형상화되어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구국 및 독립정신 고취를 취한 국학운동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이순신의 영웅으로서의 위상은 현대에도 이어졌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주화인 100원 동전에 이순신의 초상이 새겨 져 있는 것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의 이름이 ‘충무로’이며, 대표적 문화시설인 ‘충무아트홀’이 존재하고, 경상남도 충무시(1955년~1995년)라는 지방자치단체가 존재했고, 최초의 4,000t급 구축함의 이름이 ‘충무공이순신함’이다. 그뿐만 아니다. 현재 이순신 관련 보물과 사적이 8건 존재하며, 드라마·영화·연극·소설·게임 등 분야를 초월하는 이순신의 존재는 단순한 선양 차원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 현상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결국 요약하자면 이순신에 대한 국가적 예우는 ‘공적에 대한 보답→국가 차원의 명예 선양→국난 극복을 위한 민족 차원의 영웅화→시공을 초월한 문화 그 자체’로 발전해 왔다. 즉 이순신은 국가 혹은 민족적 차원의 예우를 바탕으로 전쟁 수훈자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그리고 구국의 상징적 존재이자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공유하는 보편적 문화현상으로 국민적 인식의 범위가 확장되어 온 것이다. 이렇듯 이순신이라는 한 개인이 한민족 오천만에 의해 공유되는 공적 영웅화의 역사는 호국영웅 선양을 통해 국민통합과 애국심 함양을 이룩하려는 대한민국에서 궁극적이고 완전무결한 선양의 과정과 결과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6·25 호국영웅의 선양을 위해 물질적 보상 외에도 의전상 예우·기념(추모)시설 건립·명칭 부여 등 가능한 모든 선양책을 동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순신에 대한 선양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 차원의 선양은 국민에게 호국영웅의 존재와 그 훈적을 인식하게끔 하는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추후에는 국가의 의도적 선양이 없이도 영웅이 추앙받는 존재가 되어야 하며, 국민 스스로 영웅들을 기리는 풍토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호국영웅 선양의 종착점은 '국가보훈 기본법' 제4장에서 말하는 ‘보훈 문화의 창달’이 되어야 한다.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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