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킨 한나라당의 오만함과 비열함이 4.9총선을 앞두고 극대화되고 있다. 두 눈 뜨고는 차마 쳐다볼 엄두도 나지 않는 행태다.
한나라당이 최근 발표한 공천확정자 명단을 보면, 특히 의정부갑·을구의 경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낙하산 공천’을 일삼아 토사구팽 당한 정치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반 시민들도 의구심을 갖기는 매 한가지다.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 확실하다는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선 때 이명박 후보 당선을 위해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과 당원들을 써먹을 대로 써먹은 뒤 손쉽게 토사구팽 하는 비열한 정치행태는 한나라당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정치혐오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오죽하면 ‘오만한 한나라당이 썩어도 한참 썩었다’는 말까지 나올까.
가뜩이나 고소영이니 SKY이니 S라인이니 하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이명박 정부가 처음으로 시도한 내각 구성까지 이른바 ‘강부자 내각’으로 만들어 서민들의 등을 돌리게 한 마당에, 한나라당은 보란듯 서울 강남인 서초구와 송파구에 살던 ‘새파란 정치신인’들을 의정부 국회의원 후보로 결정했다. 오만함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게다가 의정부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한 후보는 마치 의정부에 살고 있었던 것인양 월세 원룸을 얻고 주소를 옮겼다. 한나라당의 공천심사 시스템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투명하게 작동됐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철새·낙하산·엘리트(법조인·교수·언론인) 공천은 안된다”고 강조하며 “한번도 그 지역에 살아본 적 없고, 지역민들과 호흡을 해본 적 없는 인사들이 내다꽂기식으로 공천을 신청하고 있는데, 이는 한나라당이 어디를 가도 이길 수 있으니 저런다는 웰빙정당 이미지를 심어주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같은 지적을 깔아뭉개고 의정부에 살아본 적 없는 후보와 그와 유사한 법조인 등 이른바 ‘강남파’를 공천했다. 한나라당 공천자 5명중 1명은 판·검사, 변호사 등이어서 ‘법조당’ ‘로펌당’ ‘법조엘리트당’이라는 비아냥도 사고 있다.
더 문제인 것은 그동안 충성을 다하던 정치인들을 헌신짝 버리듯 토사구팽 하는 비열한 정치행태다. 이같은 행태에 과연 누가 앞으로 정도를 걸으며 제대로 된 정치를 할지 걱정이다. 때만 되면 연줄을 잡고 윗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등의 ‘철새행각’만 벌이면 된다는 뜨내기 정치판은 지역과 정치발전의 걸림돌일 뿐이다. 한나라당의 철저한 반성과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