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교육부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명명된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였다. 집필지침은 무엇이며 집필진이 누구인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밀실에서 쓰인 전대미문의 깜깜이 국정교과서가 드디어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교육부는 발표에서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권위자가 참여했으며, 학생들에게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교육시킬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교육부가 말하는 권위자란 뉴라이트 활동으로 이미 특정 이념에 훼손된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심지어는 역사교육 비전공자들로 집필진이 구성되어 유독 현대사 부분에 대해서만 집착하리만큼 국가중심으로 작성되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국정교과서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악의적 역사왜곡은 미래세대인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저해하고, 편향적으로 성장시킨다는 점에서 그 무엇보다 가장 무서운 반인륜적 범죄행위에 가깝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 거의 대다수의 나라가 역사교과서에 대한 국정화를 지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 재단하기에 나선 정부의 추악한 의도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는 다음의 이유를 들어 국정교과서를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우리 헌법은 3.1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으나 국정교과서는 우리의 법통을 무시한 채 대한민국의 수립에만 집착하고 있다. 이는 건국절 운운해 왔던 뉴라이트 인사들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수용한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둘째, ‘반민족 친일파 청산’은 ‘친일청산’으로, ‘친일파’는 ‘친일인사’로 바꾸어 기술함으로써 친일행위에 대한 반민족적 범죄 인식을 약화시키고, 매국 행위를 개인적 사안으로 이해케 함으로써 친일세력에 의한 집단적 조직적 범죄를 은닉시키고 있다.
셋째, 엄연한 국제법적 동등한 UN 회원국인 북한에 대해 정식국호가 아닌 북한정권으로 폄하하여 기술함으로써 시종일관 북한에 대해 포용적 관점이 아닌 대립의 관점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북한은 우리의 소원인 통일의 대상이지, 결코 대립을 통해 이겨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넷째, 경제성장이 가져온 명암은 객관적으로 기술되어야 한다. 경제발전이 분명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었지만, 우리 사회의 고질적 불평등과 갈등을 유발하였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아버지의 성과를 부각시키기 위한 단점 지우기는 결코 용인될 수 없다.
다섯째, 민주화 운동에 대한 서술이 작위적이고, 국가중심적이다. 5.18 민주화운동은 공수부대의 진압에 맞서서 시민들이 들고일어난 것이지, 시민들의 시위가 일어나 계엄군이 투입된 것이 아니다.
국정교과서 추진은 이미 그 추진동력을 다 하였다. 비단 내용상의 오류를 지적하지 않더라도, 국내 28개 역사학회가 모두 반대하며, 전국 73개 대학에서 역사학을 강의하는 교수 80%가 집필 거부하였고, 전국 중고교에 재직 중인 역사 교사 90%가 국정화 반대의견을 제출한 상태이다. 전혀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관련하여 대통령의 국가통치행위 전반에 대해 의구심과 신뢰를 가질 수 없다. 심지어 미래 아이들을 위한 국정교과서가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되는 반교육적 행위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이에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동은 역사를 향한 또 하나의 국정농단인 국정교과서를 즉각 폐기하고, 이로 인한 학교 교단의 혼란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경기도민과 더불어 촉구한다.
2016. 11. 29.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