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추위에 군대식 훈련” 분노

양주보건소가 6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 첫날인 20일 새벽부터 주민 수천여명이 몰려들어 큰 혼잡을 겪었다.

대부분 노인들인 접종대상자들은 찬 바람과 추위 속에서 서너시간 넘게 기다리다 보건소와 시청 직원들을 향해 곳곳에서 거칠게 항의했다.

회천에서 왔다는 한 할머니는 “아침 9시에 도착했는데 순번표가 800번대”라며 “노인들을 추운 야외에 줄 세워놓고 군대 훈련시키고 있다. 약이 떨어질 때까지 선착순이라고 하니 사람들이 이렇게 새벽부터 몰릴 수밖에 없지 않냐”며 화를 냈다.

백석에서 왔다는 다른 노인은 “작년에는 10월20일에 읍면동을 나눠서 하더니 올해에는 한달 늦게 읍면동 구분 없이 양주시 노인 전체를 한번에 접종하려고 하다가 이렇게 북새통이 됐다”며 “임충빈 시장 나와”라고 항의했다.

‘약품 품절 때까지’라는 전제가 붙은 무료접종을 받기 위해 앞다퉈 몰려든 접종대상자들을 주사 5명, 예진 2명의 보건소 인력으로 소화하기는 무리였다.

이순남 보건소장은 “양주의 60세 이상 대상자가 2만575명이지만 수요만큼 약품을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 확보한 약품은 1만명 분으로, 읍면동별로 나누면 제일 순서가 늦은 곳 주민은 접종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간이진료소를 차리지 말라는 지침을 내려 보건소에서 일괄 접종하고 있다”면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예진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20일 하루 동안 보건소에서는 2천여명이 접종했으며, 24일까지 보건소 외에도 은현·장흥·남면보건지소 등에서 접종 중이다. 12월4일부터는 유료 접종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