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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논란-국익일까? 난치병 치료일까?
김덕민
  2005-12-09 11:26:00 입력

아인시타인은 ‘왜 사회주의인가?’라는 글에서 “경제나 사회주의 문제에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사회주의라는 주제에 대해서 견해를 밝혀도 좋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는 사회조직에 영향을 주는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만이 견해를 밝힐 권리를 갖는다고 가정해서는 안된다”고 결론을 내린다. 생명과학의 전문가가 아닌 필자는 여기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황우석 논란에 대해 한 두가지 견해를 밝히려고 한다. 이 견해는 황우석 개인에 대한 비난도 아니고, PD수첩의 보도내용과도 관련이 없는 것이다.

황우석 논란은 처음부터 두 개의(아주 단순화시킨 필자의 기준에 따라 나눈 것) 쟁점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쟁점은 역시나 ‘국익’이었다. 아담 스미드가 말한 바에 따르면 그것은 ‘국부’(wealth of nation)이다. 여기서 국부가 단순히 국가의 부, 지배자들의 부가 아니라 민족의 부라는 무의식적 바탕을 갖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둘째 쟁점은 난치병의 치료이다. 아주 윤리적인 쟁점으로 역시나 앞에서 인용한 아인시타인의 말을 다시 꺼내보면, ‘과학은 기껏해야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을 제공할 뿐’인데, 그 목적이 바로 난치병의 치료이다. 그것은 곧 인간 능력의 확장이다.

이 두 쟁점은 황우석 논란에서 가장 정점에 있으며, 황우석 지지자들에 따르면 황박사의 연구는 위 두 목적을 달성하는 유용한 수단이다.

두 목적 다 인민주의적(여기서 인민주의는 이른바 ‘포퓰리즘’을 뜻한다) 열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주요한 소재인데, 국부 증대는 곧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민족의 부의 증진이고, 난치병 치료는 단순히 일부 계층에 대한 혜택이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난치병 환자들이라면 누구나 그 기술에 혜택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즉 과학의 발전은 부를 증진하며, 그 혜택은 누구에게나 돌아간다. 사실 이러한 관점 하에서 생각해본다면, 많은 이들이 황박사를 지지하고 있는 것을 단순히 집단적 정신착란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 동안, 즉 황박사의 연구 초기에는 이른바 종교계 등과의 갈등으로 나타난 ‘생명윤리’라는 쟁점이 있었으나, 쟁점이 대중의 인민주의적 열망 때문에 묻혀버린 측면이 있으니 그에 대한 자세한 토론은 다음으로 미루자. 진정한 쟁점은 모든 토론을 불가능하게 하는 현재의 상황에 맞추어져야 한다.

쟁점토론 불가능한 현실

‘신자유주의’와 ‘인민주의’의 묘한 결합을 시도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은 이탈리아나 라틴 아메리카의 ‘정치가적 인민주의’와 유사성을 보인다. 이러한 인민주의 아래서 황박사의 연구는 묘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앞서 말한 인민들에 대한 호소가 이어지는데, 이른바 황박사 개인에 대한 영웅주의적 대접, 미디어에 의한 민족주의적 호소 등등. 결국 연구 그 자체에 대한 토론이나, 결국 누가 혜택을 받게 될 것이고, 누가 배제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 등은 전무하였다.

이제까지 노무현 정권이 해온 정치의 압축판이었다. 도대체 권리의 주체(생명권이던 생존권이던 간에)는 온데간데 없고 수사들만 난무하는 판국이었다.

우리가 쟁점으로 삼은 두 가지 ‘국익’과 ‘난치병 치료’라는 목적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과연 ‘국익’을 챙기면서 ‘난치병 치료’라는 윤리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 단순한 질문을 통해 우리는 어쩌면 지금의 딜레마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런지 모른다. 만성 백혈병 환자를 위한 획기적인 치료제라 할 수 있는 글리벡이라는 약이 나온지 오래다. 글리벡은 노바티스의 특허품이었고, 이 약을 복용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하여야 했다.

아프리카는 2001년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가 2천200만 명에 달했다. 에이즈는 아프리카를 기아와 전쟁과 함께 죽음의 땅으로 몰아넣고 있는 하나의 원인이다. 임산부로부터 전해지는 신생아로의 에이즈 감염은 네비라핀(Neviapine)이라는 약으로 50% 이상 줄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알에 8달러에 불과한 이 약을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들이 아프리카에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연실색해진다.
결국 과학에서 규정하는 ‘인간’이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니라면, 그 ‘국익’이라는 것의 정체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도대체 난치병 환자들은 어떻게 황박사 연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인민주의와 불만의 양상

한국은 특허권자로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할 것인가? 민족의 부를 만드는 것이 어떤 부가가치라면 전 세계 난치병 환자들은 한국민의 부를 만들어주기 위해 도대체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 것일까?

황박사의 연구는 과연 배타적이지 않은 민족의 부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의 스필버그가 우주문어들이 지구인을 공격하는 ‘우주전쟁’이라는 영화를 만들어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어도 미국 뉴올리언스의 흑인들은 탈 차가 없어서 수장되고 말았다. 심형래가 ‘디워’를 만들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든다 하여 그것이 민중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또 하나의 쟁점은 ‘여성의 몸’과 ‘여성의 권리’가 빠져있다는 점이다. 이 쟁점을 해결하지 않는 한 황박사의 연구는 절름발이 연구에 불과할 것이다.

과학이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를 ‘과학’을 통해 만족스럽게 풀기 무척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여기서 과학을 ‘현대의 종교’라 지칭하고자 하려는 것이 아니라, 과학의 결과란 무척이나 불확실하며 제한적이기까지 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민족주의’ 또는 ‘파시즘’, ‘광기’라 비판하고 있는 그 무지몽매한 사람들은 사실 현실의 불만족에 대해 어디론가의 탈출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다른 인종보다 열등하여, 원래 ‘냄비’들이라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의 불만이 도대체 무엇과 접속하게 될까? 그 접속의 양상은 앞으로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전문칼럼니스트/유뉴스(www.unews.co.kr)와 기사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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