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내건 ‘흉물 제생병원’ 개원 촉구 현수막을 모조리 철거했다.
시민들은 지난 1월21일 김동철 경기도의원(동두천2)이 동두천 시가지, 전철역, 경로당, 각종 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20년 넘게 흉물로 방치된 제생병원 문제를 환기시키자 스스로 동조 현수막을 내걸며 힘을 보탰다.
동두천시의회도 3월7일 ‘제생병원 건립공사 재추진 요구 결의문’을 발표하고 “개원하거나 철거하라”며 대순진리회에 최후 통첩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날 대책회의를 열고 제생병원 개원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다. 3월8일에는 ‘제생병원 개원을 촉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병원 진입로에 사무실을 차리고 현판식을 가졌다.
이에 앞선 2월27일 최용덕 시장은 대순진리회 성주, 여주, 중곡, 포천 도장 대표(급) 및 실무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두천 제생병원 개원 촉구 연석회의’를 열고 “2020년 12월 시설인가 기한까지 진척이 없으면 허가 취소, 이행강제금 부과, 행정대집행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동두천시는 3월18일 개원 촉구 시민 현수막 200여장을 전부 철거했다. 이 중에는 동두천시의회가 게첨한 현수막 8장은 물론 민주당(유진현)과 자유한국당(김성원), 제생병원대책위 현수막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 동두천시 관계자는 3월19일 “불법 현수막을 게첨했다가 철거당한 업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거나 제생병원 개원 촉구를 명분으로 가게를 홍보한다는 민원 등이 있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수막은 시민들보다는 제생병원 관계자들이 보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며 “철거 현수막은 제생병원 진입로에 다시 갖다 붙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제생병원 진입로와 대책위 사무실 인근 도로변에는 현수막 30여장이 게첨된 상태이기는 하다.
이에 대해 이성수 동두천시의회 의장은 “제생병원 개원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의견에 반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김동철 도의원도 “동두천시에 대단히 실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