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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인 1980년 5월, 전두환·노태우 등을 정점으로 한 군부세력이 권력을 찬탈하기 위해 시민은 물론 나이 어린 학생들까지 총칼로 무참히 도륙하며 민주화 염원을 짓밟은 피의 역사를 우리는 아직 잊지 못한다. 광주폭동이 광주항쟁으로, 광주사태가 민주화운동으로 역사적 의미가 복원됐지만 40년이 지난 지금도 진상 규명은 명쾌하지 않고 학살 책임자들은 반성의 낯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민주사회로 발전하고 성숙할 수 있었던 정신적 원천 중에 5.18 민주화운동도 거대한 뿌리로 지탱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맨 몸으로 총칼에 항거한 희생자들에게 큰 빚을 지고 사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1995년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되고, 199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5월18일을 깊은 성찰의 날로 삼는다.
그러나 일반 단체도, 5.18을 하찮게 여기는 집단도 아닌 공무원들, 특정하자면 동두천시가 역사적 국가기념일을 망각한 채 지난 2019년 5월18일 동두천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화합을 명분으로 술과 치어리더까지 동원한 체육대회를 열어 지탄을 받았다.
동두천시의 최용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공무원 출신으로, 민주당의 정신적 뿌리와 공무원이 기본적으로 처신해야 할 국가기념일을 대하는 태도를 아무 개념 없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친 무지몽매한 사건을 만들었다.
특히 시의원들이 날짜 변경을 요청했지만 이를 묵살하고 강행하는 탈역사 불통행정을 주도했다. 한 시의원은 “행사 3~4주 전에 최 시장을 찾아가 ‘5월18일에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날짜 변경을 제의했지만 일정을 조정하지 않았다 5.18이 무슨 날인지 최 시장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것도 모자라 동두천시는 공무원들 사비가 아닌 3천여만원에 가까운 시민 혈세를 이용해 이벤트 업체 등과 쪼개기 수의계약을 하는 등 예산 낭비를 일삼았다. 5.18은 온데간데없이 공무원에 의한, 공무원을 위한 유흥일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 시각,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말했고, 한동안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최 시장은 5.18 영령과 유가족들,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한 동두천시민들에게 이렇다 할 공식사과 한 마디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슨 생각으로 올해 40주년 5.18을 맞이하는지 ‘5.18 망동’을 기억하는 이들은 궁금할 수밖에 없다.
‘5.18 망동’ 책임자인 최 시장을 공천한 민주당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소한의 공개사과 없이 민주화운동 기념 운운하는 게 가당찮다. 동두천시의 ‘5.18 망동’에 대해 모르지 않는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 이처럼 민주당이 부끄러운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