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5.04.04 (금)
 
Home > 기획/연재 > 김실의 쌍기통 코너
 
양복-2
소설가 김실의 쌍기통 코너
  2006-06-23 15:03:00 입력
어쨌거나 김가다는 넥타이를 맨 목 언저리에서 쥐가 올라오는 느낌이었고 등줄기에서 바퀴벌레라도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느낌이었다. TV에서 흔히 보아왔던 내노라는 연예인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고 소위 VIP들이 경비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예약된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아내의 말마따나 김가다가 양복을 입지 않고 항시 하고 다니던 차림으로 왔더라면 틀림없이 괴물 취급 받았을 것이 틀림없었다.

“양복을 잘 입고 왔구먼...”
아무리 양복이 입기 싫었어도 친구의 체면을 생각해서는 잘한 일이라고 내심 다행스레 생각했다. 그 때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 동창생 하나가 툭 던져오는 말에 깜짝 놀란 김가다가 그녀를 물끄러미 건네다 보며 눈을 몇 번 깜박거렸다. 학창시절부터 부지꾼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죽 쒀 주는데는 도꼭지로 소문난 친구였다.

“야, 넌 우리 아들 결혼할 땐 꼭 노숙자 차림으로 왔었잖아. 차태현이 장가가는 날엔 아주 쏙 빼입고 왔네? 사람 차별도 꼭 그딴 식으로 하면 안 되지.”
“........”

그 말을 아내가 들었는 모양인지 순간 아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있는 것을 김가다가 재빨리 눈치챘지만 김가다는 마른 기침만 몇 번 내어뱉고 잠자코 주례사를 이어가고 있는 정근모 박사 쪽에다 시선을 보내어 놓고 있었다. 그녀가 또 던지럽게 주둥아리를 놀렸다.

“너 우리네 결혼식 때는 부부동반 일절 없었잖아. 근데 오늘은 역시 스페셜이네. 마누라까지 정장을 하고 대동하고 말이지.”
“.......”
“아쉽다! 우리 아들놈도 일찌감치 연예인이나 시킬걸. 그럼 사람 대우 제대로 받고 살텐데. 아쉽네 진짜...”

옆에 앉았던 친구가 김가다를 향해 한쪽 눈을 찡긋했지만 이미 김가다의 기분은 엉망으로 구겨진 뒤였다. 울근불근 울뚝밸이 치솟아 오름을 참아내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그녀가 또 한마디 던져왔다.
“양복 그거 기성복 아냐? 메이컨 메이커냐?”
“........!”

아내의 얼굴을 건너다보니 아내는 이미 형편없이 참담해진 모습이었다. 모름지기 지금 이 순간 아내는 남편이 양복을 입고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던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야, 술 끊었다구? 치잇, 개가 똥을 참는다 그래라 칫!”
“......”

일단 동두천에 있는 아내의 한복 의상실로 돌아오는 승용차 속에서 김가다는 바위를 삼킨 듯 한마디도 않았다. 아내 역시 한마디도 입술을 떼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이 해 입힌 한복이 예쁘다고 칭찬을 많이 들어서인지 그나마 김가다 보다는 기분이 덜한 듯 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든 남편을 내려다보며 아내가 물 먹은듯한 목소리로 조그맣게 속삭였다.

“은혜아빠, 당신 앞으로는 절대 양복 입지 말아요 응?”

아내의 그 말 한마디에 가슴이 쑥대밭이었던 김가다의 입가에 한줄기 미소가 반짝하고 빛을 발했다. 오래지 않아 두 사람의 숨소리가 방안을 포근하게 울리고 있었다.

“고로롱…고로롱…”
“쿨쿨…쿨쿨…”
<끝>
2006-06-23 15:03:00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경기북부시민신문 님의 다른기사 보기
TOP
 
나도 한마디 (욕설, 비방 글은 경고 없이 바로 삭제됩니다.) 전체보기 |0
이름 제목 조회 추천 작성일

한마디쓰기 이름 패스워드  
평 가









제 목
내 용
0 / 300byte
(한글150자)
 
 
 
 
 
 
감동양주골 쌀 CF
 
민복진 미술관 개관
 
2024 양주시 도시브랜드 홍보영상
 동두천시의회, 산불 피해 복구
 외국인 근로자 안전수칙 준수 위
 의정부시의회 조세일 의원, ‘통
 “시민과 함께하는 혁신의 여정
 ‘연구하는 학교, 성장하는 교육
 경기도 특사경, 불법 의료광고
 고교 졸업 예정자에게 공직 문
 동두천의료사회복지재단, 아동센
 경기도민 10명 중 4명, “최근 1
 임태희 교육감 “대학도 공감·
 김지호 의정부시의원 경기도 제1
 서정대학교, ‘글로벌 인재 취업
 경기도교육청, ‘2025 학교문화
 강수현 양주시장, 못자리 현장
 양주소방서에서 우리 집 화재안
 양주시, “2025년 함께하는 온기
 김동근 시장 미국행 논란 속 세
 ‘시민과 함께하는 푸른 도시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축제
 양주백석고, 모두의 미래를 위한
 경기도, 여름성수기 대비 하천계
 동두천 자연휴양림,‘행복한 숲,
 동두천시 한국문화영상고, 양주
 양주시의회, 2024 회계연도 결산
 의정부시, 미네르바대학교‧
 이영주 도의원, 똑버스 CS센터
 양주시, 공장 설립승인 받은 창
 양주시, 농업발전기금 지원 사업
 양주시, ‘2025년 지방세 체납관
 이영주 도의원, 동계스포츠의 꿈
 
은현 정설화 조합장, 농협생명 BEST CEO 수상
 
양주농협, 상호금융대상 수상…종합경영평가도 6년 연속 1등급
 
“UBC는 약탈적이자 사기성 높은 사업 우려”
 
박형덕 시장, 퇴원한 다섯쌍둥이 가정 방문 축하·격려
 
정희태·김현수 의원, LH 양주본부장 면담
 
양주축협 이후광 조합장, 농협생명 BEST CEO
 
인생 역전
 
회사 사정에 의한 휴직 명령
 
의료사고의 형사처벌 분석과 비교
 
나는 경기도 가평군 ‘노동안전지킴이’다!
 
동두천의료사회복지재단, 아동센터에 나무벤치 기증
 
 
 
 
 
 
 
 
 
 
 
 
 
 
섬유종합지원센터
 
 
 
신문등록번호 : 경기.,아51959 | 등록연월일 : 2018년 9월13일
주소 : (11676) 경기도 의정부시 신촌로17번길 29-23(가능동) 문의전화 : 031-871-2581
팩스 : 031-838-2580 | 발행·편집인 : 유종규│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수연 | 관리자메일 : hotnews24@paran.com
Copyright(C) 경기북부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