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성군(聖君)은 철저한 교육으로 만들어진다. - 지식과 인성의 조화 -
요즘 아이들은 어른만큼이나 바쁘다. 학교를 마치고 오후 2시가 되면 곧바로 영어학원 버스에 몸을 싣는다. 그 다음은 수학학원. 밤 늦게 집에 돌아왔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학습지. 그리고 숙제까지 끝마친 뒤에야 잠자리에 든다. 누군가 말했다. 지식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머리는 있지만 가슴이 없는 사람’을 만든다고. 얼마나 배우는 것 보다 무엇을 배우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조선 시대 왕실에서는 성군(聖君)을 길러 내고자 지식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에 대한 세심하고 철저한 노력을 기울였다. 오늘날과는 다른 특별한 교육이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 조선왕실에는 있었다.
왕이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라
-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두세 살이 되면 말을 하기 시작하며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도 하고 감정도 표현한다. 조선 시대 중기 문신이며 사상가이자 교육자였던 조광조(1482~1515). 그는 나라와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원자(중전의 맏아들, 세자 책봉 전)교육이 빠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홍문관(조선 시대에 궁중의 경서(經書), 사적(史籍)의 관리, 문한(文翰)의 처리 및 왕의 자문에 응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청)에 있던 조광조와 이자(조선 중기 중종 때 문신, 학자)등은 원자교육 문제로 중종(조선 제11대 왕, 재위 1506~1544)에게 다음과 같은 상소문을 올렸다. ‘중조실록(권27, 12년 1월 을미조)’에 의하면 “비록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마땅히 훈도하여 귀에 익고 속데 차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오래 하면 스스로 차분히 익혀 마치 본래부터 그런 것 같이 되어 아무리 딴말로 눈속임하여도 빠지지 않는다. 만일 미리 그렇게 하지 않고 점점 자라게 되면 안으로는 사사로운 뜻에 치우치게 되고 밖으로는 여러 사람의 말에 속아 넘어간다. 그때는 바르게 고치고 싶어도 되지 않는다“고했다. 곧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말버릇과 행동, 감정이 만들어지는 두세 살에 가르치는 것이 평생 몸에 밴 다는 것이다.
출처: 글마루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