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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시장의 역사 해명, 왜 아직도 ‘함흥차사’인가?
  2025-11-21 13:01:28 입력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지난 11월6일 시민들이 지켜보는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조선왕조실록>에 몇월 며칠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며 “역사 왜곡이 아니라는 점을 세미나와 토론회로 명확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9월28일 무려 4억원을 투입해 진행한 ‘태조·태종 의정부 행차’ 재현 행사를 “학자들이 고증한 역사”라고 단정했던 만큼, 공개 검증 약속은 더욱 무게가 있었다. 그러나 약속 이후 지금까지 세미나도 토론회도 어떤 일정도 공개되지 않았다. 김 시장의 약속이 ‘함흥차사(咸興差使)’처럼 소식 없이 사라진 것은 아닌가?

논쟁의 핵심은 단순하다. “태조와 태종이 의정부에서 만났다”는 사실이 실제로 고증된 역사인가다. 그러나 정사(正史) 사료를 보면 김 시장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

우선 <태종실록>에는 ‘의정부’라는 지명 자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마주친 장소에 대한 기록은 ‘견주(犬走)’, 그리고 다음 날의 ‘노원역 들’이 전부다. 김 시장이 주장하는 ‘전좌마을’은 후대 야사집 <연려실기술>에 등장하는 불확실한 지명일 뿐이며, 이를 곧바로 현재의 의정부 지역으로 단정할 만한 고증 역시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부자(父子) 화해 장면’도 정사에는 없다. 그럼에도 김 시장은 실록과 야사, 전승을 한데 뒤섞어 마치 확정된 역사인 양 주장했다. 겉으로는 ‘정사 근거’를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야사·추정·구술 전승이 뒤엉켜 있어, 일부에서 이를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토론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이후 왜 아직도 조용한가? 뜻이 있다면 간단하다. 김 시장이 고증을 의뢰했다는 역사학자들(문헌학자, 지명·고지도 전문가, 지역사 연구자 포함)을 세미나에 세워 사료를 대조하면 된다. 해석이 타당하다면 오히려 김 시장의 입장을 굳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 일정이 발표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역사는 정치적 장식물이 아니다. 누군가의 필요에 따라 해석이 정설처럼 포장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정확한 사료에 기반한 공정한 역사 해석이다. 그것을 검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김 시장이 스스로 제안한 세미나와 토론회다. 말이 아니라 문헌·사료·전문가 의견으로 판단해야 한다.

김 시장이 정말 ‘역사 왜곡이 아니다’라는 점을 증명하고자 한다면 피하거나 미루지 말고, 약속대로 공개 검증의 장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 앞에서 사료로 증명하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김 시장의 약속은 결국 ‘함흥차사’처럼 돌아오지 않는 말로 남을 것이다.

 

2025-11-26 09:54:43 수정 유종규 편집국장(freedomy@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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