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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의정부시장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최근 논란이 된 ‘태조·태종 의정부 행차’ 역사 왜곡 문제와 관련해 김 시장은 지난 11월6일 시정질문 답변에서 “<조선왕조실록>에 날짜까지 낱낱이 기록돼 있다”며 “세미나·토론회로 진실을 밝히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약속 이후 지금까지 토론회 일정 발표가 없다. 더 나아가 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세미나와 토론회를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계획도 없다”고 했다. 결국 시장이 직접 밝힌 ‘공개 검증 약속’은 ‘함흥차사(咸興差使)’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민들 사이에서 “또 말만 하고 흐지부지됐다”는 냉소가 커지는 이유는 이번 한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시장은 취임 전후로 여러 핵심 공약을 발표한 뒤 조용히 사라지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동근 후보는 캠프 스탠리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반도체 공장 입지의 대규모 부지는 의정부가 유일하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러나 취임 후 시가 공개한 130개 시장 세부공약 어디에도 반도체 유치는 존재하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이 “반도체 공약이 있었느냐”고 되물을 정도였다. 명백한 공약 백지화다. 특히 정부·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뛰어든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선거 때는 “반도체 유치에 자신 있다”더니 정작 기회가 찾아오자 “요건이 맞지 않는다”며 손도 대지 않았다. 말은 컸지만 실천은 없었다.
이와 함께 김동근 후보는 백영현 포천시장 후보와 전철 7호선 옥정~포천 구간을 버리고 ‘민락 경유 포천 직결’ 노선으로 변경하겠다는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이 공약은 양주 옥정 주민들을 들끓게 했고, 선거 전략 차원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이 공약은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현재 추진되는 국가·경기도 계획 어디에도 김 시장의 ‘민락 직결’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하나의 ‘선거용 공약’이자 ‘말뿐인 약속’이었다.
김 시장은 지난 9월28일 3억8천만원을 들여 ‘태조·태종 의정부 행차’ 재현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태종실록>에는 ‘의정부’라는 지명 자체가 등장하지 않고, 두 사람이 마주쳤다는 ‘견주(犬走)’, ‘노원역 들’ 외의 기록은 없다. 가장 핵심인 ‘부자(父子) 화해 장면’도 존재하지 않는다.
전승과 야사, 추정이 섞인 내용임에도 김 시장은 “실록에 다 나온다”며 정사 근거를 주장했고, 논란이 커지자 “토론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현실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말은 정사(正史)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야사(野史)에 가까운 ‘정치적 연출’이었다.
반도체 공약은 사라졌고, 7호선 직결은 소음만 남기고 증발됐으며, 역사 토론회 약속도 공중으로 흩어지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차원이 아니다. 김 시장의 행정을 둘러싼 의심은 점점 단순해지고 있다.
“시장 말을 믿을 수 있는가?” 이것은 정치적 프레임이 아니라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이다. 시장 스스로 반복된 행동으로 만들어낸 ‘양치기 시장’, ‘양두구육’ 이미지다.
도시의 경쟁력·교통·산업 전략 등 핵심 의제는 시장 한 사람의 판단과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시장의 말이 자주 뒤집히고, 이번처럼 “토론회 열겠다”는 발언마저 조직 내부에서 부정된다면 도시의 미래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화려한 말이 아니라 근거 있는 정책, 검증 가능한 공약, 지켜지는 약속을 원한다. 김 시장이 스스로 만든 ‘양치기 정치’ 이미지를 벗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은 단 하나다. 스스로 한 약속부터 지키는 것, 모든 신뢰는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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