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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가 끝내 ‘임명식’을 밀어붙였다. 정치쇼 논란에도 물러서지 않고 7월1일 민선 9기 정덕영 양주시장 취임식을 임명식이라는 이름으로 개최한 것이다.
정치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은 다르다. 행정은 정확해야 하고, 공공의 언어는 누구나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양주시가 취임식 대신 임명식을 선택한 것은 단순한 행사 이름 교체가 아니다. 시민 모두가 공유하는 공공언어를 정치적 상징으로 변질시킨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는 취임 선서와 취임사가 이어졌다. 양주시 스스로도 취임이라는 말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작 행정을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가 가장 기본적인 공공언어를 정치적 연출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간판은 임명식인데 내용은 취임식이고, 따라서 정덕영 시장은 취임 선서를 하고 취임사를 했다. 시민들은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민선 9기 첫날부터 양주시는 스스로 ‘임명식’이라는 논쟁거리를 만들어 시정의 출발을 정치적 이벤트로 소비했다. 정덕영 양주시장직 인수위원회의 지시에 따른 참담한 결과다.
행정은 시민을 설득하는 일이 아니라 시민에게 신뢰를 주는 일이다. 신뢰는 화려한 연출에서 나오지 않는다. 정확한 말과 기록에서 시작된다.
민선 9기 첫걸음은 시민주권을 강조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시민보다 정치적 상징이 앞선 행사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이번 임명식이 남긴 가장 큰 역설이다.
한편, 정덕영 시장은 ‘시민주권이 임명한 시장’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정작 양주시 홈페이지의 본인 프로필에는 ‘현 정성호 국회의원 정책특보’라는 직함을 소개하고 있다. ‘시민이 임명한 시장’이라는 구호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시민주권을 말하면서도 정치인의 후광을 앞세우는 모습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시민이 주인이라면 시민이 먼저여야 한다. ‘정성호 의원이 임명한 것인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덕영 양주시장의 취임식을 축하한다고 말하는 정성호 국회의원.
현재 정성호 국회의원 정책특보라고 소개하는 양주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