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광적면 대성빌라 사거리에서 장흥유원지 방향으로 가다보면 도로 오른쪽으로 ‘두드림 손짜장’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주방 안에서는 김영철(40) 사장이 직접 면을 치고 있다.

“면을 치려면 하루 이틀로는 안 됩니다. 3년을 계속해야 마스터로 불릴 수 있지요. 그렇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메뉴에 있는 모든 요리를 조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수타(면을 치는 것)와 조리도 직접 한다는 김사장. 그이는 20년전 말 그대로 배달 종업원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주방장 겸 사장 자리에 올랐다.

“쉽지는 않았지요. 꾸준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20년 세월의 흔적이라고 할까. 무거운 무쇠냄비를 들고 기름이 많은 중국요리를 조리할 때 튄 기름으로 입은 화상의 흔적이 팔뚝에 듬성듬성 남아있다.

63빌딩에도 있었고, 때로는 ‘유명한’ 분들이 와서 먹고 감탄했다는 김사장의 요리. 그런데 왜 사람이 많이 다닌다고 하기는 힘든 이곳에 문을 연 것일까. 여기에 자리 잡고 문을 연지는 6개월 정도 됐다고 한다.

“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는 공기가 좋으니까요. 공기 좋은 데서는 먹는 음식도 맛있습니다.”

간단한 대답이었다.

김사장은 맛을 지키기 위해 중국요리의 특징 그대로 미리 요리를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받은 즉시 그 날 준비한 신선한 재료로 조리한다고 한다. 덕분에 손님은 최고의 상태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중국요리는 그때 그때 만들어 바로 먹어야 합니다. 맛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절대 배달을 하지 않습니다. 매상에도 지장이 있고 손님들도 불편하시겠지만 맛이 생명인데,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손님이 맛있다고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그이는 옛날이랑 지금의 차이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일이 힘들어서인지 요즘은 배우겠다는 사람이 드물어요. 옛날에는 인기 많았는데…. 그래도 일만 배워놓으면 어지간한 기술자보다 좋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짜장면 싫어하는 사람 얼마나 되겠습니까.”

살기 힘들었던 시절,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귀하디 귀한 짜장면. 20년을 넘어온 김영철 사장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면발을 보며 군침 흘리던 옛날의 맛이 떠오른다.